요약

같은 AI(Claude Code)를 쓰는데 어떤 컴퓨터에서는 일이 몇 배 느리다면, 십중팔구 AI 탓도 컴퓨터 성능 탓도 아니라 AI가 쓸 도구가 그 컴퓨터에 없어서다. 이 문서는 실제 사례(새 컴퓨터로 이사한 뒤 한글파일 작업과 마무리 루틴이 유난히 느려진 문제)를 바탕으로, ① AI에게 느린 원인을 진단시키는 법 ② 필수 도구 4종을 설치하는 법 ③ 반복 절차를 ‘스킬’로 만들어 다음부터 빨라지게 하는 법을 담았다.

왜 느려지는가 — 원리

AI 에이전트는 만능이 아니라 그 컴퓨터에 깔린 프로그램을 시켜서 일한다. PDF를 읽는 도구, 문서를 변환하는 도구, GitHub에 올리는 도구가 없으면 AI는 포기하는 게 아니라 우회로를 즉석에서 발명한다 — 그게 되긴 되는데, 시간이 몇 배로 든다. 사례에서는 도구 4개가 없어서 이런 일이 벌어졌다:

없던 도구AI가 한 우회낭비된 시간
Python한글(.hwpx) 편집을 PowerShell로 처음부터 재개발가장 큼
GitHub CLI(gh)저장된 인증을 꺼내 API를 수동 호출 (시도 3번 만에 성공)
pandoc워드(.docx)를 압축 해제해 XML을 수동 분석중간
PopplerPDF를 페이지 단위로 못 읽고 통째로만중간

핵심 교훈: AI가 “안 되네요”라고 하지 않고 어떻게든 해내면, 오히려 문제를 알아차리기 어렵다. 느리다고 느껴지면 그냥 참지 말고 원인을 물어라.

1단계 — AI에게 진단시키기

이렇게 물으면 된다 (실제 사용한 프롬프트):

“다른 디바이스에서 작업할 때보다 시간이 많이 걸리는 이유를 파악하고 개선할 방법을 알려줘. 특히 ○○할 때와 ○○할 때 시간이 많이 걸려”

요령은 “특히 언제 느린지”를 구체적으로 짚어주는 것이다. AI는 자기 세션 기록을 되짚어 “어느 단계에서 뭘 우회했는지”를 표로 정리해 준다. 추측이 아니라 실제 작업 로그 기반 진단이라 정확하다.

2단계 — 도구 설치 (Windows 기준, 10분)

AI에게 설치까지 시키면 된다. Windows에는 winget이라는 공식 설치 도구가 있어 명령 한 줄씩이면 끝난다:

winget install Python.Python.3.12
winget install GitHub.cli
winget install JohnMacFarlane.Pandoc
winget install oschwartz10612.Poppler

설치 후 알아둘 것 두 가지:

  1. 설치 직후엔 AI가 새 도구를 못 찾을 수 있다. 켜져 있던 프로그램은 설치 전의 경로 목록(PATH)을 기억하고 있어서다. AI 프로그램을 재시작하거나, AI에게 “PATH 갱신하고 다시 확인해”라고 하면 된다.
  2. GitHub CLI는 로그인이 한 번 필요하다. AI가 일회용 코드를 발급해 주면, 사람이 브라우저에서 https://github.com/login/device 에 코드를 입력하고 승인한다. 비밀번호를 AI에게 알려주는 방식이 아니라 사람이 브라우저에서 직접 승인하는 안전한 방식이다.

3단계 — 반복 절차는 ‘스킬’로 만들기

도구를 갖춰도, AI가 매번 절차를 처음부터 알아내면 느리다. 자주 반복하는 절차(우리 사례: 세션 마무리 루틴 — 기록 남기기·교육문서 작성·위키 올리기)는 스킬 파일로 만들어두면 AI가 다음부터 그대로 따라 한다.

스킬이란 별게 아니라, AI가 읽는 절차서 파일이다:

  • 위치: C:\Users\<사용자>\.claude\skills\<스킬이름>\SKILL.md
  • 내용: 언제 쓰는지(맨 위 설명) + 단계별 절차 + 파일 템플릿 + 지난번에 걸렸던 함정 목록
  • 만들기: AI에게 “방금 한 이 절차를 스킬로 만들어줘”라고 하면 된다

특히 “함정 목록”이 값지다. AI가 한 번 헤맨 지점(인코딩 깨짐, 인증 우회 요령 등)을 적어두면 다음 세션의 AI는 같은 곳에서 안 헤맨다. AI의 경험을 조직의 자산으로 바꾸는 방법이 스킬이다.

교훈

  1. 느림은 성능 문제가 아니라 환경 문제일 때가 많다. 컴퓨터를 바꾸거나 새로 세팅했다면 도구 공백부터 의심하라.
  2. AI의 우회 능력이 문제를 숨긴다. 어떻게든 해내니까 못 알아챈다 — 체감이 이상하면 진단을 시켜라.
  3. 일회성 비용과 구조적 비용을 구분하라. 진단 결과에서 “다시는 안 생길 비용”(재설치, 방법 확립)과 “매번 드는 비용”(도구 공백)을 나누면 어디에 손댈지 명확해진다.
  4. 환경 정비는 한 번, 효과는 계속. 사례에서는 10분 설치로 한글파일 작업의 최대 병목과 GitHub 우회로가 모두 사라졌다.

참고